비눗방울 하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색깔이 계속 바뀐다. 파란색이었다가 노란색이 되고, 초록빛이 돌다가 검게 변하더니 곧 터진다. 비눗방울 표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답은 얇은막 간섭이다. 비눗막의 두께가 중력과 표면장력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특정 두께에서 특정 파장의 빛만 보강 간섭해 반사되고, 나머지는 상쇄 간섭으로 사라진다. 두께가 변하면 보강되는 파장도 바뀌어 색깔이 달라진다. 검어지는 것은 막이 너무 얇아져 모든 파장이 상쇄 간섭으로 사라지기 직전이다. 이 원리가 비눗방울에만 있는 게 아니다. CD·블루레이의 무지갯빛, 모르포나비 날개의 파란색, 반도체 노광 공정의 EUV까지. 2t = mλ 하나가 이 모든 것의 기반이다.
간섭(Interference): 두 파동이 겹칠 때 진폭이 합산되는 현상. 위상이 같으면 보강 간섭(밝아짐), 위상이 반대면 상쇄 간섭(어두워짐). 얇은막 간섭 조건: 보강 간섭 2t = (m + ½)λ/n, 상쇄 간섭 2t = mλ/n (t = 막 두께, n = 굴절률, m = 정수). 회절(Diffraction): 파동이 장애물이나 슬릿을 지날 때 퍼지는 현상. 회절격자 공식: d sinθ = mλ (d = 슬릿 간격, θ = 회절각). 간섭과 회절은 빛이 파동임을 증명하는 핵심 현상입니다.
비눗방울 색깔이 1초마다 바뀌는 이유 — 얇은막 간섭
얇은막에서 빛이 두 번 반사되는 구조
비눗막은 두께가 수백 nm(나노미터) 수준인 얇은 물막이다. 빛이 비눗막에 닿으면 두 곳에서 반사된다. 막의 앞면(공기→비눗물 경계)에서 1차 반사, 막의 뒷면(비눗물→공기 경계)에서 2차 반사가 일어난다. 2차 반사광은 막 두께의 2배(2t)만큼 더 이동한다. 이 경로 차이가 두 반사광의 위상 차이를 만든다.
보강 간섭(밝게 반사) 조건: 경로 차이 = (m + ½)λ/n
상쇄 간섭(어둡게 반사) 조건: 경로 차이 = mλ/n

비눗막 두께 t = 200 nm, 굴절률 n = 1.35, 가시광 파장 범위 400~700 nm. 어떤 파장이 보강 간섭할지 계산해보자.
보강 간섭 조건: 2nt = (m + ½)λ
2 × 1.35 × 200 = (m + ½)λ
540 = (m + ½)λ
m = 0: λ = 540 / 0.5 = 1,080 nm (적외선 — 보이지 않음)
m = 1: λ = 540 / 1.5 = 360 nm (자외선 — 보이지 않음)
t = 300 nm일 때:
2 × 1.35 × 300 = (m + ½)λ → 810 = (m + ½)λ
m = 0: 1,620 nm (적외선)
m = 1: 540 nm → 초록빛 보강 간섭!
막 두께가 300 nm일 때 초록빛이 강하게 반사된다. 두께가 달라지면 보강 간섭하는 파장이 달라진다. 비눗막이 중력으로 아래로 흘러 두께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위아래로 색깔이 다른 띠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다. 막이 매우 얇아져(50 nm 이하) 모든 가시광 파장이 상쇄 간섭하면 검은색(반사광 없음)이 된다. 이것이 터지기 직전의 신호다.
영의 이중슬릿 — 빛이 파동이라는 결정적 증거
1801년 토머스 영의 실험
19세기 초까지 빛이 파동인지 입자인지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뉴턴은 입자설, 하위헌스는 파동설을 주장했다. 1801년 영국의 토머스 영이 결정적인 실험을 했다. 빛을 두 개의 좁은 슬릿에 통과시켰더니 스크린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간섭무늬)가 나타났다. 이것이 이중슬릿 실험이다.
빛이 입자라면 두 슬릿을 통과한 빛은 두 줄의 밝은 띠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여러 개의 밝은 줄과 어두운 줄이 교대로 나타났다. 두 슬릿을 통과한 빛이 서로 간섭했다는 증거다. 파동만이 간섭을 일으킨다. 영의 실험은 빛이 파동임을 증명한 역사적 실험이다.

이중슬릿 밝은 줄 위치 계산
슬릿 간격 d, 스크린까지 거리 L, 파장 λ일 때 m번째 밝은 줄의 위치 y_m:
y_m = m × λL / d (m = 0, ±1,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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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레이저(λ = 532 nm = 5.32 × 10⁻⁷ m), 슬릿 간격 d = 0.1 mm = 10⁻⁴ m, 스크린 거리 L = 2 m:
〰️ 빛이 파동이면서 입자인 이유 — 이중슬릿 실험이 양자역학을 어떻게 낳았나
💻 반도체 2nm 공정이 가능한 이유 — EUV 13.5nm 파장과 회절 한계의 물리학
y₁ = 1 × (5.32 × 10⁻⁷ × 2) / 10⁻⁴ = 1.064 × 10⁻⁶ / 10⁻⁴ = 0.01064 m ≈ 1.0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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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밝은 줄로부터 1.06 cm마다 밝은 줄이 생긴다. 슬릿 간격 d를 좁히면 간섭무늬 간격이 넓어진다. 파장이 길수록(빨간빛) 간격이 넓고, 짧을수록(파란빛) 간격이 좁다. 이 계산으로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중슬릿 실험이 최초의 정확한 빛 파장 측정 방법이 됐다.
보강·상쇄 간섭 조건 — 경로 차이가 핵심
위상 차이가 결정하는 간섭 방향
두 파동이 만날 때 결과는 두 파동의 위상 차이(경로 차이)에 달려 있다.
보강 간섭: 경로 차이 = 0, λ, 2λ, … = mλ (위상 동일, 진폭 합산 → 밝음)
상쇄 간섭: 경로 차이 = λ/2, 3λ/2, … = (m+½)λ (위상 반대, 진폭 상쇄 → 어두움)
소음 제거 이어폰(노이즈 캔슬링)도 이 원리다. 마이크로 주변 소음을 감지하고, 그 소음과 정확히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출력한다. 경로 차이를 λ/2로 만들어 상쇄 간섭을 유발한다. 두 소리가 합쳐져 진폭이 0에 가까워지면서 소음이 사라진다. 물리적으로 소리를 지우는 방법이다. 완벽하지 않은 이유는 실시간 계산에 오차가 있기 때문이지, 원리 자체는 완벽한 상쇄 간섭이 목표다.
회절격자 — CD·홀로그램·분광기의 공통 원리 d sinθ = mλ
회절격자 공식 계산
회절격자는 수천 개의 좁은 슬릿이 일정 간격(d)으로 배열된 구조다. 빛이 회절격자를 지나면 파장마다 다른 각도로 회절되어 스펙트럼이 분리된다.

d sinθ = mλ
d = 슬릿 간격(격자 상수), θ = 회절각, m = 회절 차수, λ = 파장
CD의 트랙 간격 d ≈ 1,600 nm (1.6 μm). 파란빛(λ = 450 nm)이 m = 1 회절되는 각도:
sinθ = mλ / d = 1 × 450 / 1,600 = 0.281
θ = arcsin(0.281) = 약 16.3°
빨간빛(λ = 650 nm)의 m = 1 회절 각도:
sinθ = 650 / 1,600 = 0.406 → θ = 약 24.0°
같은 CD 표면에서 파란빛은 16.3°, 빨간빛은 24.0°로 회절되어 분리된다. 각도에 따라 다른 색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CD를 기울이면 색깔이 바뀌어 보인다. 모르포나비의 날개도 50~300 nm 간격의 나노 구조가 회절격자 역할을 해 빛을 분산시킨다. 파란색 색소가 없는데도 파란빛만 회절로 반사되어 보인다.
반도체 칩이 작아질수록 파장이 짧아야 하는 이유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인 포토리소그래피(광식각)는 빛으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마치 인쇄판처럼 마스크의 회로 패턴을 빛으로 웨이퍼에 전사한다. 그런데 회절 한계가 있다. 빛을 아무리 정밀하게 집중시켜도 파장보다 작은 패턴은 회절 때문에 번져버린다. 인쇄할 수 있는 최소 선폭은 약 λ/2 수준이다. 반도체 회로를 더 미세하게 만들려면 더 짧은 파장의 빛이 필요하다. 1990년대에는 수은등 자외선(365 nm)을 썼고, 2000년대에는 193 nm ArF 레이저로 전환됐다. 지금 최첨단 공정은 13.5 nm 극자외선(EUV)을 쓴다. 같은 회절 공식 d sinθ = mλ에서 λ를 줄여 더 작은 패턴을 찍는 것이다. 2024~2025년 양산 중인 2 nm급 칩이 가능한 이유가 EUV 파장이 13.5 nm까지 줄어든 덕분이다. 비눗방울의 색깔 변화를 설명하는 2t = mλ와, 수십조 원짜리 EUV 장비가 쓰는 원리가 같은 공식에서 출발한다.

